배터리의 '스웰링 현상'을 두고 화재·폭발 등 안전사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높다.
스웰링 현상으로 잔뜩 부풀어 오른 배터리는 임신부의 볼록 나온 배와 흡사해 '임신부 폰'이라는 우스꽝스런 별명까지 붙여질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미 오랜 시간 이슈화된 문제. 몇 년간 잠잠했었지만 최근 휴대전화 관련 대표적인 민원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배터리 스웰링 현상' 관련 소비자 제보가 지난 해 47건에 이어 올해는 10월 말까지 64건이 접수 될 정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제조사 측 "가품 배터리에 이상 증상 많아, 소모품으로 인식해야"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이용자들로 하여금 폭발이나 화재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배불뚝이가 되면 사용기한이 경과된 소모품으로 인식해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선 스웰링 현상으로 인한 폭발 사례 등이 공식 접수된 적도 없으니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정품 배터리에서의 스웰링 현상 원인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배터리 손상'과 '배터리 노후화' 단 2가지다. 실제로 다수 소비자들이 AS센터에서 듣게 되는 대답도 이 두 가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재 모든 휴대전화 배터리의 종류는 '리튬 이온 배터리'로 일원화돼 있다. 보통의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이 충방전 사이클 500회로 보고 있지만 상시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사용패턴에 따라 수명이 제각각일 수 있다는 것이 정설.
업체 관계자는 "주로 비정품 배터리에서 나타나는 이상 현상으로 노후화, 외부 충격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휴대전화 사용시간 등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는 소모품으로 인식해 품질보증기간 역시 6개월로 짧다"고 설명했다.
식품 이물이나 변질(식품의약안전처), 의류(한국소비자원 외 여러 기관)처럼 제 3의 기관을 통해 하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공식 기관도 없는 상태라 사용 시 주의를 기울이고 조금이라도 변형을 보이는 제품은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다.
#사례 1= 광주 광산구 장덕동에 사는 서 모(여)씨는 지난 달 중순 갤럭시S2 배터리가 부풀어올라 깜짝 놀랐다. 처음엔 정도가 미미했는데 최근엔 장착조차 불가능할 정도가 상태가 심각해졌다.
이전에 가전제품 배터리 폭발 사고 뉴스를 들었던터라 불안한 마음에 바로 AS센터로 달려간 서 씨. 하지만 무상보증기간 6개월이 지나 유상수리를 하거나 새로 배터리를 구입해야 한다는 안내가 전부였다.
부푼 정도가 심각해 폭발 위험에 대해 물었지만 "배터리가 터진다면 개인적으로 따로 보상을 해주겠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고.
서 씨는 "늘 신체 가까이 지나고 있는 물건인데 배터리 폭발에 대한 안전성 보장 없이 불안해서 어떻게 사용하라는 건지...지나치게 짧은 무상수리 기간도 이해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품 배터리 중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 외 문제로 팽창된 사례는 없었다"면서 "무상보증 6개월은 모든 업계에서 인정하는 기간으로 문제없다"고 답했다.
#사례 2=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2년 넘게 사용한 애플 '아이폰3GS'가 흉측하게 망가져 불안에 떨고 있다. 마치 폭격을 맞은 듯이 본체가 들려있었고 잠시 후 폭발할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이폰5를 주로 사용하지만 간단히 메신저용으로 3GS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 씨. 평소에 잘 몰랐는데 조금씩 본체와 틈이 벌어지더니 지금은 기기가 분리될 정도로 틈이 커진 것.
폭발 등 문제가 커질 것 같아 AS센터를 찾아갔지만 "리튬 전지 특성상 수명이 다하면 팽창하는 것이고 보증기간이 끝나 유상수리를 해야한다"며 비용을 할인해 8만8천원에 수리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기기를 폐기처분키로 했다는 이 씨는 "아이폰은 내장 배터리이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과 부풀어오르는 증상을 확인하기 어려워 지나친 팽창으로 본체가 폭발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며 "구입 당시 배터리의 특성 및 무상보증기간 등 기본적인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